본문 바로가기
초등학교 학부모일기

79일째(2021.5.19.)

by 마도사친구 2021. 6. 17.
반응형

1.

한번도 좋은, 멋진, 최고의 아빠라고 생각해 본적은 없습니다.

그저 잘 놀아주는 옆에 있어주는 장난치는 그런 아빠가 되고 싶었습니다.

2.

요즘 하는일 없이 피곤했습니다.

진짜로 피곤한지도 모르겠습니다.

그저 집에 가면 소파나 바닥과 일체가 되고 싶었습니다.

약간의 변명을 더 하자면

그래도 그렇지만 꽁꽁이와는 몸으로 즐겁게 신나게 놀아주려고 했습니다.

그건 저만의 착각이었습니다.

3.

제가 자각하지 못하게 꽁꽁이가 저에게 이런 말들을 하더군요

꽁꽁 : 아빠 피곤해?

꽁꽁 : 아빠 나랑 놀수 있어?

꽁꽁 : 아빠 하기 싫어?

꽁꽁 : 많이 힘들어?

제가 꽁꽁이에게 힘들다거나 피곤하다고 직접 말한적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정확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혼자말을 했거나

아내에게 했는데 아내가 전했을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언젠가 꽁꽁이가 저에게 이런 말을 할때 저도 모르게

나 : 응 아빠 조금만 쉴게

이런 식의 반응을 한거 같습니다.

4.

꽁꽁이가 어떤 마음일까 생각을 하니

오한이 온것처럼 몸이 떨리고 심장이 누군가 움켜쥐듯이 아팠습니다.

혼자 자책을 하며 울었습니다.

자고있는 꽁꽁이의 모습은 천사 그대로인데

어느새 마음이 깊고 누군가를 배려하는 그런 아이로 컸습니다.

다만

부족하고 모자라고 이기적인 아빠를 만나

미안하고 미안하고 미안할 뿐입니다.

5.

제가 피곤해 봐야 얼마나 피곤할까요?

제가 몸이 아파봐야 얼마나 아플까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그런 아이를 두고

엄살을 피워보고 그저 조금의 시간을 갖고자 한

제 자신이 너무도 원망스럽고 멍청하고 그렇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꽁꽁이에게 미안하다고 꼭 이야기 하고 싶습니다.

물론 꽁꽁이는 저에게 이렇게 말할것입니다.

꽁꽁 : 아빠 왜그래 뭐가 미안해? 그럼 나랑 놀아줘

네 오늘도 앞으로도 놀아달라고 할때까지

몸이 부서져라 같이 놀아주려고 다시한번 다짐합니다.

사랑하는 나의 아이 꽁꽁아

미안하다 사랑한다 고맙다

반응형

'초등학교 학부모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91일째(2021.5.31.)  (0) 2021.06.17
86일째(2021.5.26.)  (0) 2021.06.17
78일째(2021.5.18.)  (0) 2021.06.17
74일째(2021.5.14.)  (0) 2021.06.17
72일째(2021.5.12.)  (0) 2021.06.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