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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학부모일기

172일째(2021.8.20.)

by 마도사친구 2021. 8.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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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오랜만에 캠핑을 갔다.

​어머니 생신이 되어서 모시고 캠핑을 가서 자연을 보고 오자는 계획이었다.




2.


금요일 출발과 첫째날은 좋았다.

너무 뜨겁지 않은 햇살과 바람

​계곡의 시원한 물과

​그 속에서 놀다가 입술이 파랗게 되어 오들오들 떨면서 나오는 꽁꽁이

​저녁에 불을 지펴 불멍을 하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는 밤

​내가 생각하는 그런 캠핑이었다.




3.


늦은 밤이 되자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일기예보에 비가 되어 있었지만

​워낙 잘 안맞기에 무시했는데

​이럴때는 잘 맞는다.

​밤새 비가 내렸다.

​자다가 누가 물을 붓는 소리에 깨어보니 빗소리였다. 

​사부작사부작 내리는 빗소리는 우중캠핑의 매력이지만 

​쏟아붓는 빗줄기는 

​한숨의 대상이다.

​한밤중에 일어나 외부를 확인했다.

​부랴부랴 짐들을 안쪽으로 옮기고 

타프의 끈들을 다시한번 점검하고 비가 세는 곳이 없는지도 한번더 확인했다.

​들어오니 완전 비에 홀딱 젖은 생쥐꼴이었다.




4.

​아침에 일어난 꽁꽁이는 빨리 계곡에 들어가자고 난리였다.

​잠깐 비가 그친사이에 계곡에 가보니 

​어제까지만 해도 잔잔하던 계곡물이 급류가 되어있었다.

​나: 꽁꽁아 이따 물이 좀 내려가면 오자 지금은 물이 너무 많고 거세서 물에서 놀다가 바다까지 쓸려내려갈거야

​꽁꽁 : 바다까지 그럼 나 해볼래 바다까지 가보고 싶어

​아차 말을 잘못했다.

​한참을 어르고 달래서 다시 텐트로 돌아왔다.

​아침을 먹고 노래도 듣고 코코아도 마시고 나니

​다시 비가왔다.




5.



그렇게 비는 돌아오는 일요일까지 계속 왔다 그쳤다를 반복했다.

​꽁꽁이는 평소 집에서 하는 것처럼 나랑 장난을 치다 유튜브를 보다 

​엄마랑 장난을 치다 유튜브를 보다 할머니랑 유튜브를 보다 장난을 쳤다.

​평소와 다를게 별로 없었다.

​'내가 계획한건 이게 아니였는데...'

​집에 돌아오니 다시 현실로 왔다.

​내일부터 초등학교 개학이다.

​마지막 그림일기를 그리기로 했다.

​이번 캠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이 어떤것인지 물어봤다.

​난 당연히 계곡에서 물놀이 한것이라고 답할줄 알았다.

​꽁꽁 : 난 불멍한게 너무 좋았어. 따뜻하고 그냥 좋았어.

​녀석 벌써 불멍의 맛을 알아버렸다.

​그래도 하나라도 기억에 남으니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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