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내가 이성친구에 대해 관심을 가졌을때가 언제였을까?
유치원 졸업식에서 두명의 여자친구가 내 볼에 뽀뽀를 해준일이 있다.
기억의 오류라고 생각할수도 있지만 증거 사진이 남아있다.
(증거라고 하니 기분이 이상하지만 이거라도 있어야 믿지 않겠는가)
그 후로는 초중고 쭉 짝사랑을 하며 지냈다.
지금 생각해보니 어릴때부터 이성친구에게 관심이 있었나보다.
2.
자려고 누워 있었다.
그때 갑자기 꽁꽁이가 나에게 질문을 했다.
꽁꽁 : 크리스마스에 산타할아버지에게 소원을 빌면 이루어질까?
나 : 그럼 당연히 이루어지지 단 착한일을 한 사람의 소원만 이루어질거야?
꽁꽁 : 내 소원은 이루어질거야 난 착하니까
(어디서 이런 자신감이 나오는 건지?)
난 갑자기 소원이 궁금해졌다.
그리고 내가 듣게 될 소원은 아마 이런 것이라고 생각했다.
'친구집에서 본 게임을 할수 있게 해주세요' 나
'하루종일 TV 보게 해주세요' 나
'오늘 하루 공부 안하게 해주세요' 정도를 생각했다.
나: 꽁꽁아 소원이 뭐야 산타할아버지가 소원들어주려면 오래 기다려야 하잖아
혹시 알아 아빠가 들어줄수 있는 것일지도 모르잖아
꽁꽁 : 내 소원은 00이가 보고싶어
(참고로 00이는 꽁꽁이 어린이집의 이성 친구다.)
나 : 어? 00이? 갑자기 왜?
꽁꽁 : 갑자기 생각이 나고 보고싶어 같이 놀고 싶고
나는 아무런 말도 할수 없었다.
뇌정지상태라고 할까?
그러면서 왜 보고싶지? 갑자기 왜?
3.
마침 구세주가 등장했다.
아내 : 뭔데 그래?
나 : 어 그게 꽁꽁이가 00이 보고 싶데?
꽁꽁 : 나 00이가 보고싶어
갑자기 눈에 눈물까지 그렁그렁했다.
나 : 어.......... 그게..........
아내 : 꽁꽁아 엄마가 00이 엄마에게 물어볼게
그럼 꽁꽁이가 00이네 초등학교 앞으로 갈까?
(다른 초등학교를 다닌다)
꽁꽁 : (고개를 강하게 젓는다) 아니 아니 그건 절대 싫어
나 : ???????????
아내 : 그럼 00이가 꽁꽁이 초등학교로 놀러오라고 할까?
꽁꽁 : 아니 그것도 절대 싫어
나 : ?????????????????????????????????
아내 : 그렇 어떻게 보려고
꽁꽁 ; 그건 몰라 근데 다른건 싫어?
나 : ??????????????????????????????????????????
아내 : 알겠어 엄마가 우선 물어볼게
꽁꽁 : 알겠어
아내 : 잘자 꽁꽁아
꽁꽁 : 엄마 잘자, 아빠 잘자
나 : ??????????????????????????????????????????????????????????
그렇게 이상한 대화는 끝이 났다. 그리고 난 아직도 그 대화가 어떻게 마무리 된건지 모르고 있다.
뭐지? 뭐가 지나간거지?
분명 난 바로 옆에 있었는데
나만 다른 공간에 있었던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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