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나는 살면서 집이 좁다고 생각해 본적이 거의 없다.
초등학교(국민학교)때 단칸방에서 네식구가 살며 연탄보일러 집에서 살때도
방두개에 조금 넓은 거실이 있는 집에서 살때도
방세개에 거실이 좁은 집에 살때도
고시원에서 살때도
집이 좁다
넓은 집으로 이사가고 싶다고 생각한 적은 없다.
2.
어떤 이야기를 하다가 꽁꽁이가 갑자기 이런 말을 했다.
꽁꽁 : 아빠 우리 큰집으로 이사가자
나는 가슴이 철렁 내려 앉았다.
벌써 아파트 사는 아이들에게 따돌림을 당하는 건지,
아이들끼리 계층이 나눠지는 시기가 벌써 온것인지
마음을 진정하고 조심스럽게 (억지로)웃으며 물어봤다
나 : 왜 우리 집이 너무 좁아?
꽁꽁 : 아니 그냥 000네 집처럼 조금 더 넓었으면 좋겠어
나 : 왜 친구들이나 000이 뭐라고 했어?
(왜 계속 떨고있니)
꽁꽁 : 아니 그냥 좀더 넓게 뛰어놀고 싶어
그제야 안도의 한숨이 나왔다.
다시보니 역시 우리 꽁꽁이의 눈은 아무런 근심걱정없는 순순한 눈빛 그대로였다.
나 : 더 넓은 집에 가면 꽁꽁이 혼자 자야 하는데 괜찮겠어?
꽁꽁 : 아니 그건 싫고 그냥 넓은데서 더 뛰어 놀고 싶어
3.
우리가 지금 집을 고를때 절대 명제가 하나 있었다.
'1층일것'
이유는 꽁꽁이가 마음껏 뛰어놀게 하고 싶었다.
층간소음을 당해도 우리가 당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했다
(물론 이건 당해보지 않아서 하는 순수한 생각이지만 우리가 누군가에세 층간소음을 주는 것보다는 우리가 받는게 더 낫다는 생각의 발로였다.)
그래서 무조건 절대 명제로 1층을 찾았다.
쉽지 않았다. 이사 기간이 맞지 않았고 위치가 맞지 않았고 금액이 맞지 않았다
(사실 금액이 맞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ㅠㅠ)
그래서 지금은 1층에서 지내고 있어서 꽁꽁이는 마음대로 뛰면서 지낸다
갑자기 생각이 많아졌다.
지금 살고 있는 집에 전세만기도 다가오고 있으며
현재 집주인이 어떻게 할지 아직은 모른다
만약 이사를 가야한다면 지금의 금액으로 갈수있는 곳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더 넓은 곳은 커녕 더 좁은 곳을 가야하고
꽁꽁이에게 뛰지 말라고 해야 할지도 모른다
평온한 나의 삶에 갑자기 고민하고 생각해야 할 것들이 생겼다.
누군가의 말처럼
쉬지않고 열심히 일했는데
살아가는 것이 더 퍽퍽해지는 것은 왜 그런건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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