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확실히 요즘 아이들은 다르다.
내가 자랄때와 확연히 다르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틀린것이 아니라 다르다.
2.
이번에 나오는 이야기는 내 아내가 듣고 알려준 이야기다.
꽁꽁이와 학교 끝나고 놀이터에서 노는 친구들이 있다.
꽁꽁이의 친구들과 엄마들이 모여 학교를 마치고 근처에있는 과학박물관을 방문했다.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신나서 주위를 뛰고 보고 만지고 즐거워했고
엄마들은 엄마들대로 음식을 나눠 먹고 이야기 보따리를 풀며 즐거웠다고 한다.
그때 꽁꽁이가 화장실을 가게 되었고 다른 두 친구가 같이 가게 되었다.
인솔자로 아내가 같이 데리고 갔다고 한다.
3.
화장실에서 대화를 옮겨본다.
친구 A : 너 왜 자꾸 나 한테 뭘 하라고 그래 나 하기싫다고
친구 B : 너가 안하니까 그러는거잖아
친구 A : 그래도 난 하기 싫다고 안할거니까 나한테 하라고 말하지마
친구 B : 그래 알았어 하기 싫으면 하지마
꽁꽁 : 너희 둘은 왜 맨날 싸워 그럼 이제 친구 안할거야?
친구 B : 안할 수도 있지
여기서 아내는 멘붕이 왔다고 한다. 친구를 안한다는 말에 심하게 싸운다고 생각을 했고 어떻게든 말려야 겠다고 생각을 했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우물쭈물하고 있었다고 한다.
친구 A : 나도 친구 B 가 항상 그렇게 말하는게 싫다고
꽁꽁 : 그래 그럼 둘이 알아서 해
꽁꽁이는 바로 휙 돌아서 나갔다고 한다.
그런데 그 두 친구도 별 이야기 없이 같이 화장실을 나갔다고 한다.
더 멘붕이 온 아내는 둘이 각자 엄마에게 말을 하고 두 엄마는 싸우게 되는게 아닌지 걱정에 바로 따라 나갔다고 한다.
4.
그런데
그 둘을 아니 꽁꽁이까지 세명은 그 이후 아무런 이상도 없이
아무런 거리감도 없이
그저 웃고 먹고 떠들고 장난치며 박물관에서 잘 놀았다고 한다.
거기서 두번째로 아내의 멘붕이 왔다.
'뭐지 뭐가 지나간거지? 어떻게 해야하지? 뭐가 어떻게 된건가?'
아내는 아직도 도무지 모르겠다는 표정과 말투와 느낌으로 나에게 이야기를 해줬다.
5.
과거 나의 초등학교(아니 실제는 국민학교)에서의 생활을 떠올려 봤다.
'내가 저런 말을 친구들과 했던 적이 있었나?'
'내가 친구들과 무슨 말을 했었지?'
도통 기억이 나지 않았다.
다만 빽빽하게 많은 자리에 앉아있던 친구들
다 남녀 짝이 있는데 나를 비롯한 몇명만 남자들과 맨뒤에 앉아야 했던 기억들
항상 혼나면서 선생님께 맞아야 했던 기억들
오전반과 오후반을 돌아가면서 했던 기억들
도시락을 싸서 무겁게 가지고 다녔던 기억들만 있다.
6.
확실이 요즘 아이들은 자신의 감정과 기분을 잘 표현한다.
그게 되바라져 보이기도 하지만
항상 자신의 기분과 감정을 숨겨야 했던 나로서는
너무도 당당하고 씩씩해 보인다.
앞으로도 그렇게 당당하고 씩씩하게 키우려고 한다.
최소한 부모때문에 당당하고 씩씩함을 숨겨야 하는 일은 없게
노력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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