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에 여행을 가면 제일 먼저 고려해야 하는 사항은 어떤 것일까? 숙소, 즐길거리, 맛집, 볼거리 등등 난 제일 먼저 렌터카를 확인한다. 기민하게 움직일 필요가 있고 차량을 받고 다시 전달하기 용이한 곳을 선택한다. 그래서 항상 제일 먼저 찾기 시작해서 제일 늦게 예약하게 된다. 이번에는 이런저런 핑계로 내가 예약을 못했다.
아내가 보다 못해 예약을 했다. 항상 나의 예약 스타일에 불만이 많았다. 검색하고 검색하고 검색을 하는 모습을 보았다. 검색하듯이 공부를 했으면 서울대는 아니더라도 서울에 있는 대학은 갔을리라. 그리고는 보란듯이 내가 상상할 수 없는 가격에 렌트를 성공했다. 나는 우선 졌다. 가격부터 말이 안된다. 전기차가 그 가격이라니...
그렇게 여행당일이 되었다. 렌터카 업체의 픽업차량 대기장소에 첫번째로 도착했다. 아직 20분이나 남았다. 우리 뒤로 사람들이 한명 두명 줄서기 시작했다. 우리가 처음이라니 왠지 출발이 좋다.
그렇게 픽업 차량은 1시간을 지각을 했다. 우리 뒤로 사람들이 30명은 줄섰다. 우리 뒤의 사람들은 우왕좌왕 난리였다. 나도 여행을 망칠까봐 조바심이 낫지만 고개를 돌려 슬그머니 웃었다. 아내의 표정은 그야말로 엉망이었다. 결국 픽업 차량이 왔다.
진짜 엉망은 이제부터 시작이었다. 픽업 차량에서 나온 사람이 하는 말이 가관이었다.
'차량 운전자만 타고가세요 나머지 일행은 여기서 기다려 주세요.'
말투까지는 기억이 안나고 대략 이런 내용이었다. 사람들은 항의했지만 어쩔수가 없었다. 이미 일정이 1시간 반이상 늘어졌다. 근데 문제는 그게 끝이 아니었다. 예약자 명단을 확인하고 픽업차를 탈수 있었다. 다행히 우리는 명단에 있었지만 많은 수의 여행자가 명단에 없었다. 돈을 보낸 앱의 내용을 보여줘도 막무가내였다. 진짜 아비규환이었다.
그렇게 우여 곡절 끝에 차량을 받았다. 전기차인 레이였다. 차량의 상태는 한 10년 렌터카로 탄 그런 느낌이었다. 외부는 물로 뿌려놓아 그나마 깨끗했다. (세차가 아니다. 진짜 물을 뿌렸다. 차량 인도장 바닦이 모두 물로 있었던것으로 봐서는 세차하는 대신에 전체적으로 물을 한번 뿌린것 같았다.) 차량안은 우려한 대로였다. 자그마한 쓰레기는 안에 그대로 였고 먼지며 모래가 그대로였다. 교체를 요청했지만 다른 차량이 없다는 말만 들었다. 그나마 다행인것은 담배냄새가 안났다는 것 정도였다.
그렇게 3일을 여행하고 마지막날 차량을 반납하고 공항까지 가는 픽업 차량을 탔다. 여기서도 '역시'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공항으로 가는 픽업 차량의 모습이 바로 밑의 사진들이다. 오전 비행기라 첫차로 반납을 하고 처음 출발하는 픽업차량을 탔다. 그 모습이 이렇다. 더 이상의 설명은 생략한다. 업체명은 따로 말하지는 않겠다. 기억하기도 싫고 사실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으로 고소당하기도 싫으니까(근데 이게 말이 되는 건가? 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이라니...)
아내는 이제 제주도 여행에서 렌터카는 건드리지 않기로 했다. 나는 몰래 다시 한번 웃었다. 그런데 사실 좋아해야 할지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좀 헷갈린다. 여행에서 많은 부분이 전체 여행을 좌우한다. 여행지의 날씨, 호텔의 첫인상, 여행지의 바가지 등등. 그래도 이번여행은 처음 출발이 엉망이어서 그런지 사실 꽤 좋은 여행이었다고 생각한다. 아마도 렌터카로 인한 모든 기준이 더 내려가서 일수도 있다. 그래도 이런 렌터카는 없어지는게 좋겠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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