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건은 2009년 4월 25일 월요일 서울 어느동네에서 일어난 사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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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모자를 푹 눌러 쓴 여자가 목욕탕에 들어섰다
“할머니 한명이요 ”
“3500원이여 근디 색시 손이 왜 그랴 ”
목욕바구니를 든 아가씨의 손에는 온통 밴드와 테이프투성이였다
“아 이거요 좀 다쳐서요”
“이그 조심허야지 아프겠구만 손가락이 다 그래서야 원 어서 들어가 보구랴 ”
“할머니 탕에 사람 많아요”
“아니여 별로 없어 아마 아가씨 혼자 쓰게 될거야 ”
“네 알겠습니다 ”
야구모자를 쓴 여자는 목욕탕으로 조용히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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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영은 1시가 넘어서야 목욕탕으로 향했다
어제 늦게까지 회사에서 미팅이 있어서 잠을 얼마 못잔 탓이었다
“으그그그 죽겠다 온몸이 뻐근한게 죽겠네 젠장 이실장 나쁜놈의 시키
나레이터모델이 무슨 슈퍼맨인줄 알아 맨날 낮에는 일에 밤에는 미팅에 이거 어떻게 살라는 거야 죽일놈”
은영은 피곤한 눈을 비비며 다시 한번 이실장을 욕하며 목욕탕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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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영이 가는 목욕탕은 생긴지 20년이 넘은 목욕탕이다
그나마 현재 남아있는 동네 유일한 목욕탕이었다
동네에 아파트가 들어선다고 상가며 집들이 모두 헐리고 유일하게 남은 게 목욕탕이었다
목욕탕 카운터에 들어가니 할머니가 졸고 계셨다
은영은 돈을 내밀며 좀 큰소리로 말했다
“할머니 여기요 ”
“응 아이고 내가 깜빡 잠이 들었는 게비네 맞네 어여 들어가 보구랴”
“네”
은영은 1층의 목욕탕 안으로 들어갔다
생각대로 목욕탕 탈의실에는 아무도 없었다
은영은 천천히 옷을 벗었다
옷을 차례로 게어서 락커에 넣고 가져온 물건을 주섬주섬 챙겼다
우유, 각종 목욕용품, 바디워시, 오일등등 여러 가지 였다
바구니를 들고 들어가려다 문득 은영은 거울을 봤다
거울에 이리저리 자신의 몸을 비춰봤다
“어? 내가 좀 살이 졌나?”
은영은 다시 이리저리 자신의 몸을 살펴봤다
“이정도면 아직은 쓸만하네 ”
은영은 기분좋게 탕안으로 들어갔다
목욕탕은 지은지 오래된 것 치고는 내부가 깨끗했다
탕안으로 들어서자 온탕안에 한 사람이 있는 것이 보였다
“ 오늘은 사람이 있네 별 미친 목욕탕에 올거면서 무슨”
은영은 그 여자를 보면서 웃었다
그 이유는 그 여자가 온탕안에서 비닐캡을 머리에 쓰고 있었던 것이었다
은영은 피곤도하고 해서 빨리 온탕으로 드려가려고 샤워를 했다
간단히 온몸에 비눗칠을 하고 샤워를 하고는 탕안으로 들어갔다
물의 온도는 딱 적당했다
“아하~~~ 좋다”
절로 소리가 나왔다
지난 일주일의 피로가 다씻기는 것 같았다
옆의 여자는 조용히 비닐캡을 쓰고 여전히 탕안에 않아있었다
은영이 들어가고 얼마후에 그 여자는 조용히 탕은 나가서 벽뒤의 개인 수도꼭지로 갔다
몸이 노곤노곤하니 잠이 쏟아졌다
은영은 가지고 온 수건을 목뒤에 대고 눈을 감았다
얼마나 지났을까
은영이 잠시 잠이 들었나 보다
눈을 뜨고 은영은 탕에서 나왔다 목욕탕 시계를 보니 한 20분은 누워 있었나 보다
샤워꼭지 앞에 서서 은영은 물을 틀었다 차가운 물이 쏟아졌다
차가운 물이 시원하게 은영을 적셨다
은영은 온몸이 식으며 쾌감을 느꼈다
'역시 목욕은 이맛이지 이때 맥주 한캔이면 크하'
혼자만의 생각에 벌써 웃음이 나는 은영이었다
은영은 이지 앉아서 본격적으로 때를 벗기려고 때수건을 꺼내는데
옆으로 낮선 여자가 왔다
비닐캡의 그 여자 였다
‘아 귀찮게 등은 자기가 알아서 밀것이지’
은영은 벌써부터 귀찮아졌다
“저기 ”
“예? ”
그래도 직업은 어쩔수 없나보다 짜증이 나는데도 불구하고 은영은 미소를 짓고 있었다
“과일 좀 드실래요? 제가 과일을 좀 가져왔는데 혼자 먹기 뭐해서...”
“예? 과일이요? 목욕탕 안에요?”
“네 아무도 없을줄 알고 가져왔어요 ”
낮선 여자가 헤맑게 웃는다
헤맑게 웃는 표정과 달리 비닐캡이 우스웠다
마침 목이 마르던 은영은 흔쾌히 승낙했다
비닐캡의 여자는 바구니에서 무언가를 주섬주섬 꺼냈다
그 여자는 손가락 끝에 모두 밴드를 붙이고 있었다
정말 특이한 여자라고 은영은 생각했다
은영은 호기심에 그 여자의 바구니를 봤다
바구니에는 2.3L짜리 우유 한 개와 샴푸와 린스통이 들어있고 때수건등이 보였다
‘정말 특이하네 탕안에 과일을 가져오고 거기다 2.3L짜리 우유라니’
은영은 혼자 속으로 생각했다
과일과 오이 그리고 칼을 꺼낸 여자는 은영을 보며 미안한 듯 말했다
“저기 죄송한데요 과일좀 꺼내서 씻어주실래요 제가 깜빡 하고 과일을 씻지 않고 와서요
전 오이부터 깎고 있을께요 ”
“네 그래요 ”
은영은 과일을 꺼내서 구석쪽으로 갔다
은영은 찬물을 틀로 과일을 씻고 있었다
과일을 씻는 은영에게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과일 거의 다 씻었어요”
은영은 뒤의 그림자를 보며 고개도 돌리지 않고 이야기 했다
그 여자가 바로 대답했다
“이제부터 깎을게요 ”
여자는 과도를 들고 은영을 바라봤다
다시 헤맑은 웃음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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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도 또 목욕탕이야?"
"네"
"수법은 똑같고?"
"예 주인 할머니 증언으로는 손가락에 반창고 밖에 생각이 나지 않는다는데요"
"미치겠군 사체 상태는 "
"목이 반쯤잘리고 체네에 피가 한망울 없습니다
주변에는 온통 세척제로 범벅입니다
과학수사대도 나올게 있을지 의문이라는데요"
"이런 미친 세척제 또 범인이 가져온거야?"
"예 주인할머니 말로는 목욕탕용 세척제는 다른곳에 있다고 합니다 "
"그럼 도대체 어떻게 들키지 않고 세척제를 들고 목욕탕에 와서 사람을 죽이고
주변을 씻고 지문하나 머리카락하나 남기지 않고 사라지는 거야?
사람이야 귀신이야 ? 젠장 다시한번 샅샅이 살펴봐"
"예"
" 그리고 언론에서 알기 전에 주변 정리하고 또 탐문도 시작해"
" 네 알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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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구니에 1.8 L 유우와 삼푸 린스통을 넣고 과일을 사서 오늘도 목욕탕에 간다
손에는 밴드도 붙였고 모자도 썼고 준비는 완벽하다'
'오늘은 얼마나 싱싱한 과일이 있을까? '
생각만 해도 기분이 벌써 좋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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