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나는 전설이다의 작가인 리처드 매드슨의 단편을 읽고
그의 스타일을 흉내내본 단편이다 .
虛飢 (허기)
식당 한 구석 여섯명의 남여가 밥을 먹고 있다 정확히는 한명의 여성과 다섯명의 남성이지만
여성은 보기드문 미녀는 아니었지만 다시 돌아볼정도의 미녀는 되었다
한 테이블의 다섯명이 한명을 보고 있었다 물론 다섯명의 남자가 한명의 여성을 쳐다보는 것은 당연하겠지만
지금은 네명의 남성과 한명의 여성이 한명의 남성을 쳐다보고 있었다
"이대리님 천천히 드세요 누가 쫓아와요?"
작은 소호회사에서 유일한 여자 직원이자 우리 회사의 꽃인 성제희씨가 날보고 이야기 한다
평소라면 당연히 우리 제희씨의 말을 들었겠지만 오늘은 아니다
아니 오늘만이 아니라 요즘에는 도통 다른 것들이 내 머리에 들어올 시간이 없다
왜 냐고
바로 미친듯한 배고픔 때문이다
먹어도 먹어도 먹어도 차지 않는 배고픔
이건 정말 미칠지경이다
그것도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처음이 언제였는지 기억은 나지않지만 거의 3년마다 이런증상이 나타난다
정말 미친듯이 배가 고프다가
정말 미친것처럼 배고프다 어느순간 아무렇지도 않은듯 다시 정상으로 돌아온다
그때 까지는 그냥 배고플때 무조건 먹는 것 뿐 다른 방법이 없다
지금 우리 회사의 유일한 꽃이며 나만의 희로인이 제희씨가 문제가 아니다
"아 네.... "
입안 가득 밥을 먹으며 그냥 얼버무리고 다시 밥에 머리를 박고 마구먹는다
지금 입으로 들어가는 게 밥인지 그냥 허상인지 모르겠다
턱이 아파서 떨어질것 같지만 너무 씹어서 일것이다
배속은 허하다 정말 아무것도 들어간것 같지 않다
마치 3일 아니 일주일은 굶은것 같다
"이친구 대단하네 그럼 우리 먼저 나간다"
천부장님이다
"이대리 탈나겠다 그만 먹고 어서 나오라고"
평과장님도 부장님을 따라 일어나며 이야기 한다
"네네 머저 들어가세요 죄송합니다"
머리를 꾸벅 숙이고 다시 밥에 머리를 처박았다
"뭐 이린게 다있노 밥을 뭐이리 무식하게 먹어 작작 쳐먹어 배터져 뒤지기전에"
식당 주인아주머니가 뭐라 하신다
이미 배는 만삭의 임산부 같지만 내 배고픔은 아이의 그것같다
하지만 지금은 그만 먹어야 할것 같다
정말 배가 터지면 안되니까
"네 잘먹었습니다"
밖을 나오자 찌는 듯한 더위가 목과 손을 잡는다
넥타이를 조금 푸르고 천천히 회사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한발 한발 다시 아무 생각이 없어진다
유일한 생각이라고는 다시 뭔가를 먹어야 겠다는 욕망뿐이다
"우욱 웩"
얼마 걷지 못하고 골목길 사이 쓰레기통에 먹는 것을 모두 토하고 말았다
주위에서 점심을 먹고 나온 많은 사람들이 날 보고 있는 것을 알고 있지만
아무런 느낌이 없다
그저 토한게 아깝다는 생각과 아무도 보지 않았다면 바닥에 쏟아진 토사물도 먹을수 있겠다는
생각뿐이다
언제가 부터 배고픔은 더이상 느낌이 아니었다
타는 듯한 고통 그래 고통이었다
목마름 아마 사막에서 목마름에 죽는 기분이 이럴것이다
아니 내가 더 고통스러울게 당연하다
사막에서는 물이 없고 보이지나 않지
내 눈앞에는 많은 먹을것이 있고 먹고 있지만
나의 배고픔은 채워지지 않는다
벌써 몇일 째인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회사는 휴가를 냈다
나라도 내가 먹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을 정도니
지금은 비수기인지라 휴가가 가능해서 다행이다
휴가라고 딱히 할일은 없다
당연히
하루종일 먹고 토하고 먹고 토하는 것이 일상이 되었다
몸은 점점 말라가고 있다
평소에는 혈색이 좋았다고 자부했는데
지금은 눈밑에 다크서클이 확연하다
"우웩"
한바탕 토하고 나니 더 다크서클이 깊어진것 같다
"뭐가를 먹어야 겠다 "
집안을 뒤져 봤지만 아무것도 먹을게 없다
하다못해 라면도 없다
너무도 고통스럽다 고
함을 치고 싶지만 그럴 기운도 없다
무작정 집을 나왔다 보이는 편의점에 들어가서 삼삿김밥을 우선 뜯었다
"손님 계산하고 드셔야 합니다 "
손에 들려있는 돈을 대충 계산대에 던젔다
삼각 김밥을 네개 먹고 컵라면에 물을 붓고 기다렸다
그 와중에도 소세지를 두개 먹었다
컵라면에 빵도 두개를 먹고 나왔다
"손님 거스름돈 받아가세요"
그 와중에 꽤 많은 돈을 줬나보다
피식 웃음이 나왔다
난 다시 들어가서 라면 한팩과 우유를 들고 나왔다
배가 잠시나마 불렀던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 기분뿐이다 난 알고 있다
편의점을 나오자 밤의 열기가 다시 나를 엄습했다
"이놈의 열기는 밤에도 식을 줄 모르냐"
다시 배가 고파졌다
고통이 온다
난 뭘더 먹어야 하나 생각을 하며 집으로 가는 골목을 걸었다
오늘따라 더위때문인지 골목에 사람이 없었다
창문들도 다 닫혀있다
빌어먹을 에어컨 때문인지 골목의 열기가 더하다
다시 정신이 혼미해진다
배가 고프다
또각또각
또각또각
누군가 뒤를 걸어오나보다
배고프다
목마르다
또각 또각
누구지 뒤를 돌아보고 싶다 나의 성제희 씬가?
또각또각
정신이 더 희미해 진다
또각 또각
나의 걸음이 늦춰진다
또각또각
희미한 향수냄새가 난다
또각또깍
배고프다 뭘 먹을까?
또각 또각
먹을까?
씨익
이대리님 휴가 잘보내셨어요?
저도 곧 휴가 가고 싶어요 어디 좋은데 다녀오셨나보다
혈색도 더 좋아졌어요 좋은데 있으면 저도 소개해 좀 해주세요
근데 이대리님 동네에 그 뉴스 들으셨죠 너무 끔찍해요
나의 성제희 씨가 웃고 있다
아직은 배가 고프지 않다
아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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