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좋아하는 구두가 있다.
에스콰이어에서 산 구두였다.
정장에도 잘 어울리고
캐주얼에도 어울리는 구두였다
그중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은 구두밑창이었다
푹신한 소재에 둥글둥글한 모습으로 정말 마음에 들었다
(이미지를 찾았으나 지금은 그 구두를 찾을수도 없네요)
몇일전 구두를 신고 나갔다가 발이 이상했다
그래서 구두를 보니 완전히 밑창이 찍어졌다
갑자기 그것도 양쪽 모두
결국 약속장소까지 절둑이면서 가서 양해를 구하고 다시 집에 왔다.
그리고 다음날 바로 에스콰이어에 구두수선을 맡겼다
브랜드 사는 이유가 뭐있나 이런 A/S 받으려는 이유 아닌가?
난 내심 기대 했다.
구두 위에는 내가 항상 닦고 잘 관리해서 새것같으니
밑창만 교환하면 다시 한 3년은 더 신을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그래서 거금 25,000원을 밑창 수선비로 내고 떨리는 마음으로 기대했다.
그리고 연락이 와서 구두를 찾으러 가니
난 경악할수밖에 없었다
내 구두가 아무런 특징없는 그냥 그저 그런 구두로 변해있었다
뭐 명동에 백화점에있는 에스콰이어 매장에서 수선을 했는데
그 직원들이 불친절하고 싸가지가 없는거야 그렇다고 하자
내가 맨날 볼것도 아니고
근데 이 구두는 누구거냐고?
거기다가 그전 밑창보다 훨씬 좋은 재질의 편한 밑창이라고
더 고급이라고
어딜봐서 이게 고급이냐?
25,000원은 도대체 누가 다 처먹은거냐?
나는 다시 물었다.
"원래 밑창은 동일한 것으로 교체해주는 것 아닌가요?"
돌아온 대답이 걸작이었다.
"더 좋은 것으로 해줬는데 무슨 문제가 있나요?"
지랄 지랄 지랄
아무리 봐도 더 좋은게 아닌것은 확실하지만
그건 둘째치고
내가 좋아해서 산 구두의 밑창을 자신들이 마음데로 바꾸는게 말이 되는건가?
그리고도 설명도 없이 자신의 일은 끝이라는것처럼 가버렸다
매장에 손님도 없었는데...
왜 지금의 에스콰이어가 되었는지 알겠다
얼마전 아버지의 등산화가 망가진 적이 있었다
블랙야크에서 산 등산화였는데 아버진 당연히 수선을 맡기셨고
수선이 끝났을때 아버지는 블랙야크의 마니아가 되셨다
수선만 으로 끝날것을 밑창을 통째로 바꿔주신거였다
그러니 아버지는 그날로 블랙야크의 마니아가 되셨고
아마도 모르긴 해도 수도 없이 사셨을 것이다
본인도 사시지만 아버지 친구분들은 더많이 사셨을 것이다
이런게 바로 마케팅인데
에스콰이어가 하는 행동이란
혹시나 하고 인터넷을 검색해보니
나 말고 다른 분들고 엿먹은 사람이 많았다
아마 모르긴해도 이렇게 계속하면
3년안에 에스콰이어가 없어지지 않을까
그리고 없어졌으면 좋겠다
이딴 식으로 할바에는
구두도 망치고
돈도 버리고
기분도 나쁘고
역시 외국 명품을 괜히 사는게 아닌가 보다.
그래도 계속 신고있다.
버릴수가 없다.
덧붙이는말
2023년 지금도 저 애증의 에스콰이어구두를 신고 있습니다.
그 이후 한번더 구두 밑창을 교환했습니다.(그냥 어떤걸로 교체해주든 상관없이 교체했습니다.)
이번에는 검은 가루가 묻어나더군요.
또 욕했지만 그냥 신었습니다.
그게 지금까지 신고 있습니다.
요즘은 구두신을 일이 줄어들었지만
아직도 저의 최애 구두는
이놈의 에스콰이어 구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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