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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stooory/습작 stooory

고청지로(高淸之路) - 1장

by 마도사친구 2011. 8.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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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

머리에는 비듬이 수북하고  여기저기 기운 누더기를 입고있고

 코는 빨갛게 상기되어있는 노인이 비틀거리며 산길을 걷고 있다

배는 얼마나 나왔는지 임산부로 보일정도였다

어슬렁 어슬렁 숲속을 조금 걷자 움막인지 초가집인지 사냥꾼의 임시 거처인지

초라하기 그지없는 조그마한 오두막이 나왔다

그 오두막이 보이자 노인은 들고있던 남은 술을 모두 마셔 버리고는 숲속에 술병을 아무데나 던져버렸다

그리고는 오두막안의 침상에  늘어지게 누워 버렸다

주변에는 마시다만 술병들이 뒹굴고 있었고

오두막안은 술썩는 냄새가 진동을 했다

거지노인은 이내 코를 골며 잠에 빠져들었다

누운지 얼마나 지났을까 한참 코를 골며 자던 노인의 코골이 소리가 갑자기 멈췄다

"음 뭐야? "

붉게 달아오른 코와 볼을 씰룩이며 노인은 오두막의 하나뿐인 문을 쳐다봤다

" 똑"

" 똑"

"  똑"

거지 노인은 다시한번 볼을 씰룩였다.

"어느 빌어먹을 놈이 와서 이 선인의 오수를 방해하는 게야 썩 꺼져라"

노인은 일어나지도 않고 고함을 지르고는 훽 돌아 누웠다

"똑"  

"똑"  

"똑"  

"똑"  

"똑"  

" 똑"  

문을 두드리는 소리는 끈기지 않고 천천히 한번씩 두드렸다

아마도 자신이 아직 이 앞에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것 같았다

"으  으"

거지 노인은 무시하려는듯 계속 누워있었다 

하지만 소리가 계속 울리자 벌떡 일어났다

"으 으   으   어느 놈인지 상판이나 보자 "

노인장은 더 참을 수가 없었는지 문앞으로 걸어가서 문을 확 열었다

'스윽'

문이 열리자 씨뻘건 형상이 갑자기 노인장을 덮쳐왔다

"뭐 뭐야 ?"

엉겁결에 씨벌건 형상을 안았다가 내동댕이 친 노인은 자신을 덮쳐온 형상을 쳐다봤다

시뻘건 형상은 하나의 사람이었다

"이걸 사람이라고 해야 하나 곧 시체라고 해야 하나?"

노인은 한눈에도 부상이 심하다는 것을 알아봤다

"뭐야 뒈지려면 다른데 가서 뒈질 것이지 이곳으로 오고 지랄이냐?"

노인은 귀찮지만 집에서 송장을 치르기는 싫은지 부상당한 인물을 밖에 버리려 했다

'번쩍'

온몸이 시뻘건 인물이 눈을 떴다 유달리 흑백이 분명한 눈이었다

그 눈은 거지 노인을 똑바로 쳐다보았다

거지 노인은 그 분을 바라볼수밖에 없었다

단지 흑백이 분명할 뿐 신비한 빛이나 특별한 기운은 느낄수 없는 눈이었다

하지만 이내 다시 감겨버렸다

노인장은 잠시 그 눈을 봤지만 잊을 수가 없었다

한참을 고민하던 노인은 비듬이 가득한 머리를 한참 긇었다

"에잇 귀찮지만 뭔가 해야겠군"

노인은 시체와 가까운 인물을 자신의 침상에 뉘이고는 주섬주섬 무언가를 챙기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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