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회사에 있을때 종종 집에 전화를 건다
너무 오래 앉아있었거나
외부의 바람을 쐬고 싶을때
기분전환이 필요할때 전화를 건다.
2.
대부분은 꽁꽁이가 하교한 이후이다.
그리고 전화를 하면 꽁꽁이의 기분을 알수 있다.
기분이 좋을때
꽁꽁 : 아빠 왜 전화했어? 오늘은 학교에서 이런저런일이 있었고 $#^&%$&^&%@%$#
나 : 미안 이제 아빠 들어가야 해서
꽁꽁 : 알았어 그럼 일찍와야 해 내가 또 이야기 해 줄게
기분이 않좋을때
전화기 넘어로 목소리만 들린다
꽁꽁 : 안받아 싫어
뭔가에 집중했을때
전화기 넘어로 목소리만 들린다.
꽁꽁 : 나 이거 하는중이란 말이야
3.
오늘을 다른때와 달랐다.
전화를 하니 꽁꽁이가 받았다.
꽁꽁 : 아빠 나 혼나고 있었어
나 : 왜 뭘 잘못했어? 왜 혼나?
꽁꽁 : 그게 학교에서 책을 안가지고 왔어 그래서 혼나고 있어 여긴 지옥이야
나 : 책은 내일 가지고 오면 돼잖아 왜 그거가지고 혼나는 거야?
전화기 넘어로
아내 : 내일 수행평가여서 책을 몇번 읽고 쓰고 오라고 사랑의 우체통에 적혀있는데 책을 안가지고 왔잖아
(사랑의 우체통은 옛날 연락장의 역할을 하는 가정통신문등을 넣어오는 파일을 말합니다.)
꽁꽁 : 아니 나는 못들었다고 정말 못들었어
아내 : 다른 애들은 다 듣고 가지고 왔는데 왜 너만 못듣냐고 선생님 말씀을 집중해서 잘 들어야지
꽁꽁 : 진짜 못들었다고
나 : 꽁꽁이가 잘못한거야 선생님 말씀은 잘 듣고 준비물은 챙겨와야지 잘못했으니까 혼나 그럼 끊는다
꽁꽁 : 아니야 끊지마 여긴 지옥이야 끊으면 지금까지 목소리랑 달라져 나 진짜 혼난다고 제발 끊지마
나는 더 말을 할수가 없었다 그 절박함과 장난기에 웃음이 절로 났다.
나 : 그렇게 엄마가 혼내
꽁꽁 : 당연하지 완전 악마같이 변해 나 진짜 혼나 제발 아빠 끊지마
간신히 웃음을 참으며
나 : 그래도 안돼 혼날것은 혼나야지 그럼 끊는다
꽁꽁 : 아빠 안돼
난 전화를 끊었다. 입가에 미소를 한껏 머금고
4.
3분쯤 후에 아내에게 다시 전화가 왔다.
받으니 꽁꽁이였다.
꽁꽁 : 아빠 끊지 말라고 했잖아 나 혼난다고 무섭다고
말이랑 다르게 목소리에는 이제 장난기만 묻어났다.
나 : 그래도 잘못한건 혼나야지 이따 아빠가 가서 놀아줄게
꽁꽁 : 힝 알겠어
그렇게 절박하면서도 혼란스러웠던 통화를 끝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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