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째(2021.3.25.)

꽁꽁이는 초등학교 등교 첫날부터 뒤를 돌아보지 않았다

그건 어제까지 동일했다.

물론 달라진것도 있었다.

처음 입학식에서는 뒷모습만 봐도 위축되고 어색하고 두려운 모습이 보였다

한걸음 떼는게 힘겨운 모습이었다.

하지만 2주가 지나고 4주째에 들어서자

어색하고 두려운 모습보다

조금 익숙하고 씩씩한 발걸음으로 변했다.

일전에 한번 물어본적이 있다.

나 : 꽁꽁아 왜 학교 들어갈때 뒤를 안돌아봐 아빠는 계속 손 흔들고 있는데?

꽁꽁 : 그 앞에(정문 앞) 사람들이(학부모들) 너무 많아서 부끄러워

나: 그래? 아무도 꽁꽁이 안보는데?

꽁꽁 : 그래도 부끄러워

나 : 알겠어 그럼 그냥 들어가

그리고

드디어 오늘 처음으로 꽁꽁이가 뒤를 돌아봤다.

또

손을 흔들어 주기까지 했다.

너무 감격했고 감동이었다.

그런데 뭔가 이상했다.

꽁꽁이가 보는 초점이 달랐다.

뭔가 약간 아래쪽을 보는 듯한 느낌

잠깐 지난 후에 나는 여전히 손을 열심히 흔들었지만

그것은 부끄러움을 감추기 위한 행동일 뿐이었다.

꽁꽁이는 뒤에 친구가 부르는 소리에 뒤를 돌아본것이고

그 친구가 손을 흔들기에 같이 손을 흔든것이었다.

나는 그저 나를 보는줄 알고 신나게 손을 흔들었다.

하지만 역시나 꽁꽁이는 친구와 함께 쌩하니 학교 안으로 사라졌다.

오늘 약간의 상처를 받고 소심하게 복수를 다짐했다.

'이따 안놀아 줄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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