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초등학교 입학하는 날이다.
아이는 초등학교에 입학한다고 신이났다.
새 가방에 예쁜 실내화, 예쁜 필통에 주변 사람들이 용돈도 주니 신날만도 하다.
신이 난 아이와 달리 막상 나는 걱정이 됐다.
요즘 학교에서 맨날 사고가 나고
좋은 선생님을 만날지
친구는 잘 사귈지
혹시 따돌림 당하지는 않을지
따돌림 시키지는 않을지
초등학교가 대로와 인접해 있어서 등하교때 사고는 나지 않을지
등등
내가 뜬눈으로 밤을 샜다.
학교에 가는 아이를 한번 꼭 안아주고
초등학교 정문까지 같이 걸었다.
잡은 아이의 손이 너무도 따뜻했다.
초등학교 정문에서
다른 아이들은 잘 들어가는데
우리 아이는 잠깐 같이 있겠다며 들어가지 않았다.
10분정도 같이 손을 잡고 있다가
용기가 났는지 들어간다고 하며 쏙 들어가 버렸다.
코로나로 인해 학부모는 정문앞까지만 같이 갈 수 있었다.
혼자 비척비척 거리며 들어가는 모습을 뒤에서 지켜보자
왈칵 눈물이 났다.
그런 와중에도 다른아이들은 뒤도 돌아보는데
녀석은 돌아보지도 않고 혼자 느리지만 한걸음 한걸음 계속 걸어갔다.
그 혼자만의 모습을 사진을 몰래 찍었다.
혼자 낮선곳에 가는게
얼마나 무섭고 힘들까?
그 조그마한 등에 가방이 더 크고 무거워 보였다.
초등학교 입학식도 보지 못하게 한 요즘의 세상이 갑자기 원망스러워졌다.
그래도 다 큰 어른이 길에서 우는 모습이 이상해 보일까봐 얼른 눈물을 삼켰다.
아이들만의 입학식이 끝나고 곧 아이가 정문을 통해서 나왔다
아이 : "아빠 나 벌써 친구 두명이나 사궜어"
나 : " 벌써? 두명이나? 어떻게?"
아이 : "내가 말걸었어"
나 : "잘했어 그래서 학교는 재미있었어?"
아이 : "응 재미있었어"
혼자만의 괜한 걱정이었나 보다
이렇게 씩씩하고 용감하고 튼튼한데
언제 이렇게나 커버렸나
대견하면서도 너무 빨리 크는거 같아서 아쉽다
또 나도모르게 눈물이 나려했다.
아이 : "아빠 뭐해 빨리 가자"
이 시간을 더 오래 갖고 싶다
아이 : "누가 빨리 뛰나 시합할까?"
나 : "좋아 시작"
아이 "아빠 반칙 "
고맙다 사랑한다
#벌써초등학교입학이라니
#기분이이상해
#언제저렇게컸는지
'초등학교 학부모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17일째(2021.3.18) (0) | 2021.06.17 |
---|---|
16일째(2021.3.17.) (0) | 2021.06.17 |
14일째(2021.3.15.) (0) | 2021.06.17 |
4일전(2021.2.26.) (0) | 2021.06.17 |
2일째(2021.3.3.) (0) | 2021.06.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