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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so한 stooory

문자로 대화해요

by 마도사친구 2019. 12.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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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릴때부터 전화로 누군가와 통화를 하는 것을 어려워했다. 더 정확히 이야기하자면 너무너무 싫었다. 그 이유는 아버지 덕분이었다. 예전에는 집으로 오는 전화는 대부분 아버지의 전화였다. 전화를 받고 내용과 누구에게 전화를 왔는지메모를 해서 아버지에게 말씀드리면 되는 것이었다. 그런데 나는 그것을 잘 못했다. 그러니 전화 받는 것으로 매일 혼이 났다. 매일 혼이 나니 전화 통화하는 것이 무서웠고 싫어졌다. 그 영향은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 한 예로 나의 20대 연애에도 영향을 미쳤다. 연애 중에도 통화보다는 항상 문자가 먼저였다. 문자를 미친듯이 보냈고 메일을 미친듯이 썼다. 어느때는 하루에도 문자만 200여통을 보낸적이 있을 정도였다.

요즘 반가운 뉴스를 들었다. 요즘 Z세대나 90년대생은 전화통화를 싫어하고 문자나 메세지로 연락을 하는 것을 좋아한다는 것이다. 나의 취향에 딱 맞는 이야기라서 좋았다. 그들이 통화가 불편한 이유는 반응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라고 한다. 문자나 메일 카톡을 자신이 반응을 생각할 여유가 있다. 하지만 통화의 경우는 바로 반응을 해야 하는데 아마 그것이 난처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게 나의 상황이 되자 많이 곤란했다. 내가 하는 일로 공무원과 긴밀하게 이야기를 해야 할것들이 있었다. 그런데 그 공무원은 20대의 주무관이었다. 시간이 흘러 몇번의 회의와 통화로 안면을 트자 그분이 이렇게 이야기를 해왔다.

"저는 전화 통화가 불편하니까 메일을 주로 보내시고 문자나 카톡으로 연락주세요"

처음에는 장난인가 싶었다. 하지만 표정은 진심을 말하고 있었다. 그 이후에 별수 없이 이메일과 문자, 카톡으로 연락을 한다. 하지만 카톡을 읽어도 답장이 없거나 문자는 읽었는지 확인이 안되니 너무 답답했다. 급한 일로 전화를 해도 잘 받지 않았다. 정말 곤란한 일이 많았다. 그 주무관에 대해 많이 짜증도 났고 화도 났다.

얼마의 시간이 지나 다시 그때가 떠올랐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 주무관이 잘못이었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지금 생각해도 그 공무원이 전화를 받지 않은 것은 잘못되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전화를 피한건지 바쁜일이 있었는지는 알수 없다. 그리고 내가 그 공무원과 전화를 하려한 이유는 보고 때문이었다. 사실 일처리는 어느정도 기간의 여유를 두고 했다. 보고 때문이 진행사항을 알고자 연락을 한것이고 그 대부분이 보고 때문이었다. 즉 상사의 재촉이 없었다면 굳이 발생하지 않을 사건들이었던 것이다.

앞으로는 전화통화가 익숙하지 않은 세대가 점점 사회의 전면으로 나올것이다. 과거에 어느어느 세대라고 했던 그들이 사회에 나왔듯이 말이다. 그리고 그들에 따라서 세상은 변화될것이다. 그것이 좋은 방향이든 나쁜 방향이든지... 이제는 전화통화가 어떻게 바뀌어 갈것인지 어떻게 변화될것인지 지켜봐야 할 것이다. 

참고로 나도 아직 통화가 불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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